부모가 이혼하면 아이와 떨어져 지내게 되는 사람은 부모 한쪽만이 아닙니다. 그 부모의 부모, 곧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손주와 이어지던 끈이 함께 느슨해지기 쉽습니다. 민법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권리로 출발한 면접교섭을 2016년 12월 개정으로 조부모 같은 직계존속에게까지 넓혔습니다. 다만 조부모가 언제든 법원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조문이 정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그 길이 열립니다.
이 문서는 조부모가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경우, 누구를 상대로 어떤 절차를 밟는지, 법원이 허용 여부를 정하면서 무엇을 살피는지, 청구에 앞서 가족이 먼저 해 볼 수 있는 일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조부모가 직접 나설 수 있는 경우
민법 제837조의2 제2항은 아이를 직접 기르지 않는 부모 쪽의 직계존속이 손주와의 만남을 청구할 수 있는 상황을 세 갈래로 적고 있습니다. 첫째는 그 부모가 사망한 경우, 둘째는 질병이나 외국 거주로 아이를 볼 수 없는 경우, 셋째는 그 밖에 피할 수 없는 사정으로 만남이 불가능해진 경우입니다.
기준이 되는 사람은 친가냐 외가냐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지 않는 쪽 부모"입니다. 그 부모의 부모가 청구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아이와 함께 사는 부모의 부모는 이 조항의 청구인이 아닙니다.
반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건강하게 국내에 살면서 아이를 만날 수 있다면, 조항이 상정한 상황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때 조부모가 손주를 보는 일은 그 부모의 만남 시간에 함께하는 방식으로 풀어 갈 수 있고, 부모들이 일정을 정할 때 조부모가 동행하는 날을 따로 적어 두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누구를 상대로, 어떤 절차로
면접교섭에 관한 처분과 그 제한·변경은 가사소송법상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속합니다(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3). 누가 누구를 상대로 청구하는지는 가사소송규칙 제99조 제2항이 정하는데, 조부모가 청구인이라면 그 맞은편에는 현재 손주를 키우는 아버지나 어머니가 서게 됩니다.
이 유형의 사건에서는 심판보다 조정 신청이 앞섭니다(가사소송법 제50조). 심판을 바로 청구하더라도 법원은 대개 사건을 조정에 회부하므로, 실제로는 조정위원 앞에서 양육하는 부모와 마주 앉아 아이의 생활에 맞는 방식을 함께 찾는 자리에서 출발하는 셈입니다. 이 단계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 내용이 조서에 기록됩니다.
법원이 허용 여부를 가늠하는 사정
조문은 가정법원이 참작할 사정으로 아이의 의사, 청구한 사람과 아이의 관계, 청구의 동기, 그 밖의 사정을 듭니다. 실제 청구를 준비할 때는 이 네 가지를 각각 자료로 보여 줄 수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 관계: 이혼 전 손주와 얼마나 자주 지냈는지, 돌봄이나 등하교에 참여했는지
- 동기: 손주와의 정서적 연결을 이어 가려는 것인지, 어른들 사이의 갈등과 얽혀 있지는 않은지
- 아이의 의사: 아이가 할머니·할아버지를 어떻게 기억하고 만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 그 밖의 사정: 양육하는 부모의 생활에 생길 부담, 이동 거리, 아이의 학교 일정
손주가 13세를 넘었다면 심판 전에 법원이 그 아이의 생각을 직접 확인하는 절차도 거칩니다(가사소송규칙 제100조). 아이가 만남을 꺼리는 경우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는 아이가 만남을 거부할 때를 다룬 문서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를 키우지 않는 쪽 부모가 해외 근무로 몇 년간 출국하게 된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동안 주말마다 손주를 함께 돌보던 조부모가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만남을 구하는 청구를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정에서도 결론은 조부모의 바람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아이에게 그 만남이 어떤 의미인지가 중심에 놓입니다.
청구에 앞서 해 볼 수 있는 일
법원 절차는 시간이 걸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도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먼저 양육하는 부모에게 구체적이고 작은 제안을 건네 보는 편이 좋습니다. 아이 집 근처에서 두세 시간, 양육하는 부모가 함께 있어도 괜찮다는 조건처럼 상대가 받아들이기 쉬운 형태로 시작하면 신뢰가 쌓이기 쉽습니다. 직접 만나기 어렵다면 사진이나 편지, 영상통화처럼 간접적인 교류부터 이어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갈등이 커서 만나는 자리 자체가 부담스럽다면, 중립적인 공간과 지원 인력이 있는 곳을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합니다. 법원이 운영하는 면접교섭센터 같은 선택지가 궁금하다면 장소·인계 안내 문서를 먼저 읽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외할머니도 청구인이 될 수 있나요?
A. 아이를 키우지 않는 쪽이 어머니라면 그 어머니의 부모, 곧 외조부모가 조문이 말하는 직계존속에 해당합니다. 친가와 외가의 구분이 아니라 어느 쪽 부모의 부모인지가 기준입니다.
Q. 부모가 살아 있지만 스스로 아이를 만나지 않는다면 조부모가 대신 청구할 수 있나요?
A. 부모가 스스로 만남을 하지 않는 사정이 조문의 "그 밖에 불가피한 사정"에 들어가는지는 구체적인 경위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습니다. 청구에 앞서 그 사정을 보여 줄 자료가 무엇인지부터 정리해 보세요.
Q. 법원이 만남을 허락하면 그 뒤에는 바꿀 수 없나요?
A. 정해진 뒤에도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가정법원은 청구나 직권으로 내용을 제한하거나 바꿀 수 있습니다(민법 제837조의2 제3항). 아이가 자라며 생활이 달라지면 횟수와 장소를 다시 논의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정리
조부모의 청구는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사망했거나 질병·외국 거주 등으로 아이를 볼 수 없을 때 열리는 길이고, 상대방은 아이를 기르는 부모이며, 조정을 거쳐 아이의 의사와 관계, 동기를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가족이 확인할 다른 질문은 면접교섭 안내 첫 화면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837조의2 제2항(2016. 12. 2. 신설),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3)·제50조, 가사소송규칙 제99조 제2항·제100조,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이혼」 › 양육자가 아닌 부모의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2026-09-30 기준) — 국가법령정보센터·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2026-10-2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