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기로 한 날 아침, 아이가 "오늘은 안 갈래"라고 말하는 장면은 많은 가정에서 한 번쯤 겪습니다. 아이와 함께 사는 부모는 억지로 보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고, 따로 사는 부모는 혹시 누군가 만남을 가로막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면접교섭에서 아이의 뜻은 무겁게 다뤄지는 사정이지만, 아이가 싫다고 했다는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이 문서는 거부의 이유를 나눠 보는 방법, 만남의 방식을 바꿔 보는 단계, 법원이 아이의 거부를 어떻게 다루는지, 양쪽 부모가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차례로 정리합니다.
거부의 이유부터 나눠 봅니다
아이가 만나기 싫다고 할 때 그 말 뒤에는 서로 다른 이유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대략 다음처럼 나눠 보면 대응이 달라집니다.
- 일정 때문인 경우: 친구 생일 모임, 학원 시험, 운동 대회처럼 그날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는 경우
- 방식이 불편한 경우: 이동 시간이 길거나, 낯선 집에서 자야 하거나, 할 일이 없어 지루한 경우
- 만남 중 있었던 일 때문인 경우: 꾸중이나 다툼, 한쪽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힘들었던 경우
- 어른들 사이에 끼인 부담: 만나고 오면 집에 있는 부모가 서운해할까 봐 눈치를 보는 경우
- 안전이 걱정되는 경우: 신체적·정서적으로 위험하다고 느낄 만한 일이 있었던 경우
앞의 네 가지는 대화와 방식 조정으로 풀릴 여지가 큽니다. 마지막 경우는 일정 조정의 문제가 아니므로 제한·배제 절차 문서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아이에게 이유를 캐묻기보다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먼저이고, 나이에 따라 같은 말도 뜻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만나는 방식을 바꿔 보는 단계
거부가 일정이나 방식에서 비롯됐다면 만남의 틀을 조금 바꿔 보는 것으로 실마리가 생기기도 합니다. 시간을 짧게 줄이거나, 아이에게 익숙한 동네에서 만나거나, 함께할 활동을 아이가 고르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직접 만남이 부담스러운 시기에는 전화나 영상통화, 편지처럼 간접적인 교류로 연결을 이어 가다가 차츰 직접 만남으로 넓혀 갈 수도 있습니다.
양쪽 부모의 역할도 다릅니다. 함께 사는 부모는 아이 앞에서 다른 부모와의 시간을 편안한 일로 말해 주고, 준비물과 출발 시간을 챙겨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따로 사는 부모는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 주고, 약속한 시간을 지키며, 만남이 끝난 뒤 아이를 통해 상대에게 말을 전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관계가 오래 끊겼거나 갈등이 깊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법원이 운영하는 면접교섭센터는 아동심리·발달심리 전문가의 조력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센터를 어떻게 신청하는지는 인계와 센터 이용 문서에 적어 두었습니다.
법원은 아이의 거부를 어떻게 다루나
생활법령정보 설명에 따르면, 아이 스스로 부모와의 만남을 원하지 않는 때처럼 아이의 복리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만남을 제한하거나 배제하거나 바꿀 수 있습니다(민법 제837조의2 제3항, 제912조). 또 면접교섭에 관한 처분이나 변경을 구하는 심판에서 아이가 13세 이상이면, 가정법원은 들을 수 없거나 듣는 것이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심판 전에 그 의견을 듣도록 되어 있습니다(가사소송규칙 제100조).
다만 거부가 곧바로 만남의 단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가정법원 2010. 11. 15. 자 2009브12 결정은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따로 사는 부모와의 만남을 강하게 거부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법원은 원활한 만남이 일반적으로 아이에게 바람직하지만, 만남이 오히려 아이의 복리를 해친다면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심리치료 등으로 아이의 거부감을 먼저 누그러뜨리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보았습니다.
그 사건에서 법원은 관계 회복을 위해 1박 2일 가족캠프 참가를 권했는데, 만남을 구한 부모가 두 차례 모두 참가하지 않은 채 만남만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준비와 노력 없이 아이의 뜻에 반해 만남을 시행하는 것은 아이의 성장과 정서적 안정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거부할 때 법원이 관계를 되살리려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본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결정입니다.
혼자 판단해 멈추기 전에
법원 문서로 정해진 만남이 있는데 아이의 거부를 이유로 양육하는 쪽이 혼자 만남을 멈추면, 나중에 그것이 정당한 이유였는지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거부가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된다면 그 경과를 기록해 두고, 방식이나 횟수를 바꾸는 조정이나 심판을 구하는 편이 아이에게도 분명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가 몇 살이 되면 아이 뜻대로 정해지나요?
A. 법에 나이별로 결론이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13세 이상이면 심판 전에 의견을 듣는 절차가 있고, 그보다 어린 아이의 뜻도 참작되지만 나이와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게 평가됩니다.
Q. 거부하는 아이를 설득해 데려가는 것이 나을까요?
A. 설득과 압박은 다릅니다. 아이가 불편해하는 지점을 먼저 듣고 시간이나 장소를 조정해 보되, 거부가 굳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이나 법원을 통한 조정을 함께 검토하세요.
정리
아이의 거부는 이유를 나눠 보는 데서 출발하고, 방식 조정과 전문가 조력으로 풀어 볼 수 있으며, 굳어진 거부라면 법원이 아이의 의견을 듣고 관계 회복 과정을 살펴 정합니다. 함께 확인할 다른 질문은 면접교섭 질문 목록에 모아 두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제912조, 가사소송규칙 제99조 제2항·제100조, 서울가정법원 2010. 11. 15. 자 2009브12 결정(확정,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원문),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이혼」 › 양육자가 아닌 부모의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2026-09-30 기준), 법원 면접교섭센터 누리집(mannam.scourt.go.kr) — 2026-10-20 확인